[일상에서 발견하는 승부의 비밀] #7.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관리자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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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정기예금을 가입하러 간 적이 있다. 조금씩 모아둔 돈을 본격적으로 불려 보고 싶었다. 특별한 재테크 방법이 없고, 또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 중엔 그나마 정기예금 이율이 가장 높다. 그래도 이왕이면 금리를 비교한 후 가장 높은 은행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금리가 너무 낮았다. 은행별로 차이도 없었다. 실망 한 표정으로 어떻게 할까 망설이는데, 은행직원이 내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혹시 청약통장 가입한 거 있으세요?"


'느닷없이 웬 청약통장?' 질문하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오래 전 가입해 둔 게 하나 있긴 했다. 마침 그 은행 것이었는데, 크게 쓸모를 못 느껴 납부는 중단한 상태였다.


"몇 년 전 가입한 게 있어요. 조회해보면 나올 겁니다. 근데 그건 왜 물으시는지..."


그러자 직원은 내게 정기예금이 아닌 청약통장에 돈을 저축하라고 추천했다. 당시 유지 기간이 2년 넘는 청약통장은 금리가 정기예금보더 더 높은 특징이 있었다. 원금 보장과 예금자 보호법 등 안전성 측면도 정기예금과 같은 조건이었다. 게다가 기간 내 해약하면 이자 손해가 발생하는 정기예금과 달리 아파트 청약 목저만 없다면 언제든 해약해도 약정된 이자를 다 받을 수 있다는 추가 이점도 있었다.


내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안이었다. 결국, 청약통장에 돈을 넣어두기로 했고, 시장 금리보다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윈윈의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 자칫 놓칠 뻔한 고객을 붙잡은 은행 직원의 기지가 돋보였다.


일러스트 / 드로잉프렌즈 장진천


고객이 원하는 걸 해결해 줄 수 없을 땐 막막하다. 보통의 영업사원이라면 시장보다 높은 금리의 상품을 원할 땐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상품엔 없는 보험 조건을 찾을 때, 우리 차종에 없는 디자인이나 옵션을 찾을 때, 우리 부동산에 없는 집을 원하는 고객을 만나면 답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그대로 놓칠 것인가? 해답은 상대방의 니즈(needs), 즉 '진짜로 원하는 것'에 있다. 앞의 사례에서 은행 직원이 고객의 니즈가 '정기예금'이 아니라 '높은 금리'라는 사실을 인지해 '청약통장'이라는 또다른 대안을 제시했듯이 말이다.


영업사원의 권유에 고객이 거절한다면 그 뜻은 '사지 않겠다'가 아니라 '값이 비싸다'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혹은 '아직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지인에게 사겠다' 등의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거래처로부터 계약 연장을 거절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그건 '거래를 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거래 조건이나 파트너십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등의 다른 의도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상대의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여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에둘러 말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액면 그대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훌륭한 협상가는 바로 이점을 주의깊게 관찰한다.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가 하는 말의 숨은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행간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협상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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