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협상연구소 '생활 속 협상'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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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발견하는 승부의 비밀] #4. 이번 협상의 목적은 무엇인가?

관리자
2017-12-05
조회수 1041

세계적인 협상전문가의 굴욕적 사건이 세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주인공은 하버드대학교에서 협상론을 가르치는 벤저민 에델먼 부교수.


하루는 그가 인근 중국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음식 값에 4달러가 더 결제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식당 주인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 환불을 요구하자, 주인은 "음식값이 인상됐는데 홈페이지 반영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에델먼 교수는 "온라인 가격과 다르게 파는 것은 법 위반"이라며 식당 주인에게 "법에 따라 4달러의 3배를 배상하라"고 압박했다.


문제는 거기서 불거졌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오히려 에델먼 교수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상대적으로 약자로 보이는 음식점 편을 들었다. 심지어 제자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생들조차 "우리가 12달러를 모아 에델먼 교수에게 주자"는 캠페인까지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에델먼 교수는 "도가 지나쳤다"며 자신의 불찰을 시인했다. 인터넷에 공개 사과문을 올리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에델먼 교수는 추가로 낸 돈에 대해 정당하게 환불을 요구했고, 또 규정을 제시하며 주장의 근거를 뒷받침했다. 손색없는 컴플레인 방법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결과가 좋지 못한 이유는 다름 아닌 협상의 '목적'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즉, 이번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신중히 고려해 봤다면 애초에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설마 12달러 배상을 목적으로 소송까지 들먹인 건 아니었으리라.


일러스트 / 드로잉프렌즈 장진천


협상에서 중요한 건 승리가 아니라 목표 달성이다. 협상 전략은 '목표'라는 성을 쌓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목표가 바로 서야 그에 맞는 협상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가장 먼저여야 한다는 말. 따라서 목표가 모호하거나 목표를 잘못 잡으면 성공적인 협상을 끌어내기 힘들다. 앞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결과로 낭패를 겪기도 한다.


내 이익을 우선시할지, 상대방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접근할 지, 아니면 더 큰 무언가를 위해 협상을 펼칠지 사전에 준비하고 계획해야 한다. 협상을 할지, 말지도 여기서 결정된다. 하지만 에델먼 교수는 협상 기술을 잘 알기에 결과를 자신했을 가능성이 크다. 협상을 하는 이유가 목표 달성이 아니라 승리 그 자체에 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심리학 용어 중 '목표설정 이론(goal setting theory)'이란 게 있다. 의도적으로 설정한 목표가 동기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목표에 대한 의식적인 생각이 사람의 행동을 조절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목표를 미리 정하는 것은 동기와 수행 결과 모두에 매우 효과적이다.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이번 협상에서 내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자. 협상이 훨씬 매끄럽게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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