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협상연구소 '영화 속 협상' 칼럼입니다.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협상] #001. 협상을 못하는 진짜 이유. (뷰티풀 마인드, 2001)

관리자
2016-11-17
조회수 1860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비법을 아는가? 천운을 잡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로또를 사는 일이다. 사서 가지고 있어야 당첨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물론 그 다음은 하늘에 맡겨야겠지만, 사지 않으면 당첨 확률은 0퍼센트다.

협상을 잘하는 비결도 마찬가지다. 우선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 원하는 바를 요구해야 쟁취하든 거절당하든 결과가 나온다. 사람들은 ‘얘기해봤자 안 될 거야’라고 지레 짐작해 미리 포기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한 여름 에어컨이 없는 한 대학 강의실에서의 일이다.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창 밖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교수는 공사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닫으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한 학생이 너무 덥다며 하나만 열어두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교수는 수업에 방해된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학생은 창문을 열어 공사 중인 인부에게 이렇게 말한다.


“죄송한데, 창문을 닫으면 찜통이 되고 열면 귀가 찢어져서요. 창문을 열어 두고 수업할 수 있게 45분간만이라도 다른 곳부터 작업하시면 안 될까요?”

인부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OK’라고 답했다.

이토록 멋진 해결책이 또 있을까? 여기에 무슨 거창한 전략이 있었던 게 아니다. 학생이 한 일이라곤 그저 원하는 걸 얘기했을 뿐이다.

이런 일은 우리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하루는 유아용 책을 넘긴다는 글이 어느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다. 스무 권 남짓한 책이 만 오천 원에 매물로 나왔다. 마음에 들었는지 아내는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살지 말지를 고민하길래 협상 방법을 알려줬다.

“만원에 달라고 해 봐.”

그렇게 협상은 시작됐고, 그쪽에선 ‘그건 좀…’이라는 댓글이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댓글이 하나 더 달렸다. ‘대신 책 5권 더 드릴게요.’

마침내 더 좋은 조건으로 아이 책을 살 수 있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우선 원하는 것을 요구하라. 자신하건대, 이 한 가지만 제대로 익혀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협상의 기술이나 전략은 그 다음이다. 협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치밀한 전략보다 협상에 대한 자신감이 훨씬 중요하다. ‘협상의 왕’이라 불리는 허브 코헨(Herb Cohen)은 이렇게 말했다.

“협상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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