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협상연구소 '영화 속 협상' 칼럼입니다.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협상] #002. 성공적인 협상이란? (선생 김봉두, 2003)

관리자
2016-11-17
조회수 3571


협상에 성공했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어떻게든 많이 얻기만 하면 잘한 협상일까, 아니면 좀 손해 보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었으면 성공한 협상일까?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져피셔(Roger Fisher)와 윌리엄 유리(William Ury) 교수는 《YES를 이끌어내는 협상법》에서 성공적인 협상이란 다음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만약 합의할 수 있다면 현명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효율적인 방법이어야 한다. 셋째, 당사자 사이의 관계를 개선해야 하며 최소한 그 관계를 손상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이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좋은 사례가 있다. 다음은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이다.

조용하던 시골 마을에 싸움이 벌어졌다. 비포장도로의 통행권을 두고 벌어진 다툼이다. 하우스에 물을 대기 위해 고무호스를 길 위에 설치해 둔 남진이 아버지. 그런데 그 위로 성만이 아버지가 경운기를 타고 지나가는 바람에 호스가 찢어졌다. 하지만 성만이 아버지만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확한 채소를 내다 팔러 읍내에 가야 하는데, 호스 위를 지나가는 게 유일한 길이었다. 둘은 서로 네 탓 내 탓을 하며 멱살을 잡았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소식을 듣고 끌려온 김봉두 선생. 그는 양측 이야기를 곰곰이 들어보더니 해결책을 내놓는다.

“그러니까, 남진이 아버님은 하우스에다가 물을 대야 하니까 호스를 여기다 놔야 하고, 성만이 아버님은 경운기가 꼭 이 이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잖아요. 그것만 해결되면 되는 거잖아요.”

김 선생은 삽으로 땅을 파서 그 안으로 호스를 묻었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는 충분했다. 경운기가 지나가더라도 호스가 찢어지는 일이 없어졌다. 그것으로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찾아왔다.

이 사례가 어떤 면에서 성공적인 협상인지 하버드 협상론에 대입해보자.

첫째, 한쪽이 양보하는 게 아니라 둘 다 만족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방법은 ‘통행권 다툼’이라는 상황이 아니라 ‘물 대기’와 ‘지나가기’라는 양측의 진짜 목적에 집중했다. 둘째, 해결책이 효율적이었다. 만약 아스팔트 포장 등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드는 방법이라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다. 다행히 삽으로 땅을 파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둘 사이의 갈등을 완전히 해결했다.

김봉두 선생은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최선의 합의점을 찾고,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협상을 이끈 셈이다. 그야말로성공적인 협상의 예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