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협상연구소 '영화 속 협상'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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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협상] #003. 협상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미생, 2014)

관리자
2016-11-17
조회수 2439


협상에서 ‘정보의 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실감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정보는 내가 가진 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상대가 뮤지컬광이라면 값비싼 접대보다 뮤지컬 티켓 한 장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고객의 월급이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월 50만 원짜리 보험 상품을 권유하는 컨설턴트는 신뢰를 얻기 힘들다. 만약 두 영업사원이 기업 고객 하나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면 그 기업과 대표적 인물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영업사원이 거래처로 선정될 확률이 높다.

협상 전에 상대를 둘러싼 정보를 조사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난감한 상황을 타개할 기막힌 전략도 거기서 나온다.

드라마 〈미생〉의 오 차장은 중대한 거래처 접대를 앞두고 있었다. 상대는 까다롭기로 업계에 소문이 자자한 민 대표였다. 듣자하니 2차 접대를 밝히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2차 접대가 없으면 이미 맺어진 계약도 파기한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반면, 오 차장은 아무리 큰 거래라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렇다고 팀의 사활이 걸린 계약을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다. 신념이냐 계약이냐를 놓고 그는 고민에 빠졌다.


결국 오 차장은 신념을 선택했다. 양심에 찔리는 부당한 접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접대가 끝난 다음 날 민 대표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거래 물량을 두 배로 확대해서 계약하자는 제의였다. 직원들은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

오 차장은 접대를 앞두고 민 대표에 대한 정보를 조사했다. 이른바 ‘2차 대비 방법’을 짜기 위해서였다. 잡지에 실린 기사에서 민대표가 이번에 아내와 함께 귀국했으며, 곧 그들의 결혼기념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가 아내 말이라면 꼼짝 못 한다는 정보도 얻어냈다.

이에 오 차장은 민 대표의 아내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웠다. 그녀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접대가 끝난 후 결혼기념일 이벤트를 마련해줬다. 덕분에 민 대표는 아내에게 큰 점수를 땄고,이에 감동해 계약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정보 조사의 중요성을 실감 나게 해주는 장면이다. 사전에 정보 조사가 없었다면 이런 멋진 전략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었느냐는 장그래의 질문에 오 차장은 말한다.

“모든 건 자료 속에 있어. 앉으나 서나 자료 조사, 자료 속 에 왕도 있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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