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협상연구소 '영화 속 협상'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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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협상] #004. 협상에 관한 불편한 진실. (러브 액츄얼리, 2011)

관리자
2016-11-17
조회수 1629


협상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 중심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야 어떤 점에서 나와 생각이 다른지 알 수 있다.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야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전략을 짜는 게 가능하다. 내 입장에 매몰돼 협상하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 최선을 다한 협상이 좋지 못한 결과로 끝나는 것은 대부분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경우다.

이와 관련해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한 남자 고객이 백화점 주얼리 코너에서 목걸이를 하나 골랐다. 아내 몰래 숨겨둔 애인에게 줄 선물이다. 남자는 아내와 함께 쇼핑을 나왔다가 아내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선물을 사려던 참이었다. 점원에게 포장은 괜찮으니 신속히 계산해 달라고 말했다. 남자에게는 가격이나 서비스보다 빨리 처리해주는 게 급선무였다.

그런데 점원은 온갖 화려한 포장을 하느라 시간이 계속 늘어졌다. 남자는 애가 탔지만, 점원은 포장에만 신경 썼다. 결국, 아내가 올 시간이 됐고, 남자는 목걸이를 사지 못했다. 점원은 판매에 실패했다.



영화 속 남자 입장에서 보자면 무척 답답한 장면이다. 어쩜 저렇게 융통성이 없을까 싶다. 하지만 점원은 점원대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문제는 상대방의 입장이 아니라 자기 생각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데 있다.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납기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거래처에 서비스 품질을 아무리 강조해봤자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직원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가격보다 행사의 퀄리티를 강조하는 기업에 저렴한 단가는 매력적인 조건이 되지 못한다. 계약을 따내야 하는 협상에서는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자신의 강점을 거기에 집중시켜 어필해야 한다.

미국 와튼스쿨에서 협상을 가르치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는 ‘협상에서 가장 덜 중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기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봐야 한다. 협상에서 이보다 중요하고 확실한 지침이 되는 교훈이 또 있을까? 훌륭한 음식을 대접하면서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하지 못한 ‘학과 여우’의 실수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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