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협상연구소 '영화 속 협상' 칼럼입니다.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협상] #007. 연애와 협상... 데이트 신청 잘하는 법. (왓 위민 원트, 2000)

관리자
2016-11-18
조회수 7880


협상의 영역은 실로 광범위하다. 따지고 보면 모든 ‘관계’가 협상이다. 특히 남녀관계의 연애야말로 협상이 필요한 순간이다. 협상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법’이기 때문이다.

영화 〈왓 위민 원트〉는 직장 생활, 연애와 같은 우리네 삶과 밀접한 이야기를 다룬다. 여기에 거절하는 이성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광고 기획자로 일하는 주인공 닉은 한 여인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바로 닉이 자주 가는 커피숍 직원인 롤라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누가 말했던가. 닉은 ‘싫으면 싫다고 말해’라며 과감하게 고백했다가 보기 좋게 차인다. 협상에 실패한 셈이다.

어느 날 닉은 광고 컨셉을 잡기 위해 여성용 전기 제모기의 성능을 테스트하다가 감전되고 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충격에 상대방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이 생겼다.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다. 닉은 그를 거절했던 롤라를 떠올린다. 속마음을 읽으면 그녀의 호감을 얻을 거라고 확신한 닉은 카페를 찾아간다.

“상처 주지 마, 너무 많이 아팠어.”


알고 보니 롤라에게는 이별의 아픔이 있었다.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충격으로 새로운 사람을 사귈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닉이 매력이 없거나 싫어서 데이트 신청을 거절한 게 아니었다. 마음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다가오는 닉이 부담스러웠을 뿐이었다. 초능력 덕분에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닉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새로 사귄다는 게 힘든 건 알아. 걱정이 먼저 되잖아. 또다시 상처받을까 봐. 나도 항상 느껴.”

닉이 먼저 ‘나는 당신 마음을 이해합니다’라는 공감을 표시하자 롤라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때 닉은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작은 제안을 한다.

“지켜보듯 천천히 시작해.”

이번에는 롤라가 먼저 저녁에 시간 있냐고 물었다. 그렇게 닉은 데이트 신청에 성공했다.

‘초능력’이 생긴다는 설정이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협상의 관점에서 보면 배울 점이 많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이유’에 집중해야 한다. ‘거절’이라는 겉모습이 아니라, ‘상처받기 싫다’라는 속마음에 집중해야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초능력이 아니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떠올려라. 겉으로 드러내는 말과 속마음을 구분하고, 속마음에 집중해 설득을 시도해보라. 그 과정에서 ‘공감’은 필수다. 훌륭한 협상가의 자질 중 으뜸은 바로 ‘공감능력’이다.

0 0